[✈️]CHAPTER 2: 에어프랑스를 타고 프랑스 파리를 🇫🇷

📌22.09.13-22.09.21
생각 외로 금방 돌아왔지! 미루다 보면 여행 다녀왔던 생생한 기분이 흐려질 것 같고, 가만히 있자니 자꾸 생각이 많아져서 그냥 다 써버리려고... 이번에도 간단히... 써보도록 노력은 하겠어. 파리에서 소매치기는 한 번도 보지 못했지만 내가 늘 휴대폰을 스프링으로 손목에 매달고 다니고, 가방을 앞으로 메서 그럴지도!

1-1. 험난했던 파리의 숙소 정착기
아무래도 그냥 쓰자니 기억이 흐릿해서 일기를 보면서 적겠다. 음 시작은 좋았어. 비행기 안에서 라따뚜이도 다시 보고, 스텔라 장의 불어 노래도 들으면서 파리지앵 분위기 MAX로 파리에 도착했다! 하지만 숙소는 아니었어... 한국에서 여행 계획을 짤 당시에 프라하와 런던은 후기가 많은 곳으로 선택했는데, 유난히 파리의 물가가 비싸고 숙소도 하루 단위로 괜찮은 곳이 사라질 때라 파리 중심가와 조금 떨어져 있지만 편의시설도 많고 좀 좁아도 '이미지' 상으로 괜찮아 보이는 숙소로 선택했어. 딱 한 가지 걱정은 그곳이 거리를 따져보아도 저렴한 편인데 후기가 하나도 없다는 것... 하지만 패기 넘치는 삐약이 여행자인 우리는 그냥 도박을 걸어보자! 했지... 그렇지만 늘 그렇듯 도박은 책임져주지 않는다는 것... 실패할 확률이 더 크다는 걸... 우리는 겪어봐야 알지.

프라하에서부터 에어비엔비 메시지로 질문을 남겼는데 답장이 느린 점. 체크인 시간이 다 되어가는데도 호스트는 집에 없어서 다른 사람이 열어줄 거라는 점이 다 불안했고 그 예상은 적중했어. 위치 자체는 나쁘지 않았는데 OMG... 사진이랑 완벽히 반대로 더럽고,,, 좁고,,, 4명이 같이 운영하는 줄 알았는데 같이 살던 거였어... 그 좁은 집에. 담배 냄새가 온 방에 배여서 빠질 생각을 안 하고 심지어 옷장엔 호스트 옷이 잔뜩 들어서 우리가 짐을 풀 공간조차도 없더라. 순간 겁이 덜컥 났어. 호스트가 주말에 친구들끼리 늦은 밤 생일파티를 한다고 원하면 같이 참여해도 된다고 했는데, 어떤 파티를 할지 상상하기가 싫은,,, 그런 분위기랄까. 우리는 짐도 풀지도 않고 바로 새 숙소를 찾아봤어. 정말 우리가 가격이 저렴한걸 많이 따져보는데, 여기선 둘 다 아무 말도 없이 괜찮아 보이는 곳이 나오자마자 바로 가자고 이전 숙소 취소하고 택시 타러 나왔어. 근데 여기도 참 걱정이 많았다? 숙소는 좋아 보이는데 또 후기가 업성... 결제할 때 여권 사진이랑 얼굴 대조가 필요한데 안 되는 거야... 대신 호스트가 반응이 빠르고 결제 오류도 같이 해결해보자고 해서 늦은 밤 도착했어. 정말 다행히도 사진 그대로의 숙소였고, 결제도 했고, 또 매우 활발한 분이어서 한시름 놓고 잠에 들었다...

1-2. 본격적인 미술관 탐방기

처음부터 우당 탕탕이 었던 파리,,, 신경 쓰여서 잘 못 잔 채 어기적 어기적 나와서 로댕 미술관을 갔어. 정말 다양한 조각상도 봤고 입구에 있는 생각하는 사람이 가품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오히려 그렇게 유명하지 않은 조각상의 눈을 보고 너무 진짜 같아서 꼭 사람 위에 바로 석고를 부은 듯한 느낌도 처음 받았어. 아 밥은 개구리 뒷다리,,, 랑 오리 먹었다! 친구가 궁금하다고 해서 께름칙하게 시켰는데 생각보다 맛있었어. 소스가 맛있는 건진 몰라도 닭고기 같은 맛이고 엄청 부드러워서 보이는 것과 맛의 괴리감을 느끼며 엄청 잘 먹었다...

왜 맛있는건데 왜... - 맛있지만 느끼했던 트러플 파스타와 Y가 생각나는 가지요리 - 우연하게 만나서 더 예뻤던 꽃시장 

그리곤 오르세 미술관이 바로 옆이라서 그냥 별생각 없이 여기도 가보자! 했는데 와 완전 실수였어... 엄청 클 줄 몰랐어,,,5층까지 있었는데 내가 학창 시절에 배운 얕은 배경 지식이 여기에 다 모여져 있더라고. 그리고 너무 아쉬웠어. 파리에서 가장 아쉬운 게 있다면 미술을 가볍게라도 좋아하는 사람인데, 미리 작품 공부를 조금이라도 하지 않은 것, 누군가가 파리에서 미술관 투어를 한다면 정말 정말 공부를 하고 갔으면 좋겠다. 왜냐면 나는 오르세 말고도 피카소 미술관, 루브르 박물관, 오랑주리를 다 갔기 때문에... 그렇지만 그냥 봐도 웅장함이나 붓 터치의 세밀함, 거침, 혹은 슬프거나 기쁜 감정들이 작품에서 잘 느껴졌어서 최대한 옆에 적힌 설명을 해석하면서 보려고 했고 좋았어.

너무나 신기했던 명작들..

빈센트, 모네, 마네, 고갱, 피카소, 레오나르도 다빈치 등등 예술에 거장들이라고 했던 사람들의 작품을 보니까 아 정말 존재했던 그림이구나. 정말 존재했던 사람이구나. 하면서 현실감이 느껴졌던 것 같네. 특히 기억에 남았던 건 모네의 수련 연작, 피카소의 뮤즈들과 사랑했던 딸과의 작품 정도. 확실히 인터넷으로라도 작품 속 이야기를 읽으면서 봤던 그림이 기억에 남아. 수련 연작은 오랑주리 미술관에 들어가면 자연광 아래 동그란 형식으로 기다랗게 놓여 있는데, 이렇게 놓인 게 다 모네의 요구 조건이고, 첫 번째 부인은 그에게 정신적인 지원을, 두 번째 부인은 경제적인 지원을 해줬다는데 그게 작품에 묻어 나오니까 너무 신기했어. 그 외에도 일단 보자마자 그 크기에 압도되는 느낌은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네. 피카소는 부인도 많고 자식도 참 많았는데 그의 딸과 같이 그렸던 스케치나 종이 인형이 참 따뜻하더라. 괜히 딸의 그림을 그릴 때 그 풍경이 상상돼서 혼자 흐뭇했다...ㅎㅎ 피카소 미술관은 루브르나 오르세처럼 엄청 크지 않아서 설명을 찬찬히 읽기 딱 좋다.

이렇게 보니 미술관만 엄청 돌아다닌 것 같네! 하지만 그만큼 되돌아보니 좋았어. 그때는 몰랐는데 곱씹어보니 나한테 참 눈과 머리에 콕 남은 경험이었다. 다닌 게 미술관뿐만은 아니야. 루브르 옆 공원도 가고, 몽마르트르 언덕도 가고, 앞뿐이긴 하지만 부르봉 궁전도 갔어. 아 편집숍도 갔다! 파리는 패션의 성지라더니 길 옆 옷가게를 가면 가격이 아주 살벌해서 구경만.. 했다. 또 센강 옆에선 맥주도 마셨어. 개선문도 가고 뽈뽈 열심히 걸어 다녔다!

파리의 마지막날이자 아팠던 날 - 내 볼 ㄱㄷㄹㅈ 마라...

센느강 앞에서! - 묘하게 보이는 스펙트럼...? - 스테인드 글라스가 가득찼던 수도원

알차게 잘 입고다녔던 프라하산 원피스 - 모네의 수련 연작 꼭 봐...여러 번 봐..

1-3. 살아있음을 느꼈던 파리의 거리❣️
사실 프라하 후기에서도 적었었는데 여행을 다니는 중반까지도 별로 실감이 안 나고 설레지 않고, 감정이 죽어버린 듯한 느낌을 쭉 받아왔었다. 그런 스스로가 마음에 들지도 않았고 이렇게 좋은 곳에 와서 못 즐기고 가면 어떡하나 걱정도 많았는데, 여기의 사람들은 참 스스럼없고 저마다의 여유도 가지고 있는 듯하다. (프라하도 마찬가지) 놀러 와서 사진 찍어달라는 부탁을 정말 많이 받았는데, 꼭 친구가 아닌 나에게 부탁을 했었당. 처음엔 뭐지... 했는데 나중엔 나도 모르게 좋아하면서 사진이 마음에 드냐는 질문도 하게 되더라. 대화하기 전에도 후에도 이리저리 재고 따지던 나였는데 어쩌다 보니 너스레도 떨고, 숙소의 호스트와도 대화도 하고 장난도 쳤어. 일본인과 대화도 하고... 일본인 분은 식사하다 옆에 앉으셨는데 같은 일본인인줄 알고 말걸다가 메뉴 추천(?)과 한국인 친구분의 대화 오류 수정(?)을 해드렸담. 마지막엔 사요나라-! 하고 나옴 ㅎㅎㅎ다들 사진 찍어주거나 대화할 때마다 유쾌했는데 특히 기억에 남는 분은 오랑주리 미술관에서였어. 어떤 아주머니께 사진 요청을 받았는데 찍어드리고 뒤돌아섰는데 다시 툭툭 치시는 거야. 다시 쳐다봤더니 너 정말 예쁘다! 하셔서 감사하다고 했어. 손키스하고 떠나시는데 그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 그렇게 리액션과 표정이 참 기분 좋을 수 없었어... 에펠탑 앞에서는 행복을, 무엇보다 내가 살아있구나라고 느꼈던 건 라라 랜드 촬영지의 재즈바에서의 경험이야. 에펠탑 앞 광장을 찾아갔었는데, 어떤 아저씨가 옆에서 샹젤리제? 랑 ABBA의 댄싱퀸을 부르시더라고. 그때 갑자기 소름 돋더니 퐁! 하면서 라따뚜이의 파리 느낌이 나더라. 진짜 행복해서 막 춤도 췄어 ㅎㅎㅎ...

어때 파리 감성! - 이때 우리 인파속에서 찍는다고 고생많았지,,,

재즈바는 촬영지고 뭐고 대기줄에서부터 설렜는데 들어가니까 그냥 그 열정적인 분위기나 잘 추든 못 추든 신나게 춤추는 사람들, 솔로 연주를 2분 30초나 하던 드러머. 다 행복해 보이고 여기선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았어. 그래서 라라 랜드의 촬영지가 된 걸까. 나도 인파 속에 들어가서 춤도 추고 술도 마시면서 분위기를 즐기는데 입 밖으로 '아 나 살아있구나'가 정말 나오더라. 그렇게 잊지 못할 경험을 하곤 파리에서의 끝자락엔 에펠탑 야경을 보면서 자우림, 김사월을 노래들을 들었어. 여기 사람들은 참 치열하게 사는데 또 한구석엔 언제든지 쉴 수 있는 여유를 품고 사나 봐. 이번 여행을 다니면서 내가 참 '우리 잠깐 쉬다 갈까'라는 말을 정말 많이 했는데, 삶도 여행이라는 말을 하는 사람이 많잖아. 여행 다녀보니까 잠깐씩 자주 쉬어도 여행 일정엔 큰 변함이 없더라고. 그러니까 나도 겁먹지 말고 쉼표를 자주 걸어주면서 살아야겠다고, 에펠탑의 불빛을 보면서 생각했어.

별 거 안해도 신나는 사람 - 재즈바 가는길 - ♥

뭔가 되게 있어보이게 적힌 것 같은데 정말 거기에서 1g도 다른거 없이 느낀 감정들을 나열해봤다!

사진 찍는다고 고생한 J... - 너무 예븐 정각의 에피 타워

정말 사진도 뒤죽박죽이고 글도 뒤죽박죽이지만, 이렇게 파리 후기는 끝!